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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침대를 새로 장만했다. 우리 부부는 둘 다 키가 큰 편이라 침대도 큰 걸 고르느라 애를 먹었다. 구입 전 예산으로 약 100만 원이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180만 원이나 지출해버렸다. 큰 침대를 고르기도 했고, 매트리스도 나름 비싼걸로 골라, 비싼 만큼 값어치를 하겠단 생각에 일단 질렀다.

 

사실 예전에 쓰던 침대는 싱글보다 약간 큰 침대로, 둘이 누으면 팔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불편했다. 특히나 둘 중에 한 명이라도 잠버릇이 고약한 날은, 나머지 한 명이 잠을 설치는 날이었다. 게다가 맨날 비좁게 자니 잠을 푹 자지도 못했고, 일어나서도 몸이 찌뿌둥한 게 일상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이사를 하는김에 제대로 된 침대를 구매하려, 정말 여기저기 많이 다녔다. 당초 계획은 이케아에서 침대 프레임과 매트리스를 모두 구매하려 했다. 만약 이케아에서 구매했다면 100만 원으로 충분히 사고도 남았다. 하지만 이케아 매트리스가 너무 쏘쏘 해, 우리는 남양주에 위치한 마석 가구단지를 찾았다.

 

마석 가구단지를 무려 3번이나 방문하며 이 집 저 집 다니며 누워보고, 앉아보고, 비교해가며 골랐다. 그러다 찾은 한 매장에서 사장님이 어찌나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 주시는지, 구입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110만 원짜리 매트리스를 10만 원이나 깎아주셨고, 배송은 물론 방수커버까지 따로 챙겨주셨다. 

 

침대 프레임은 이케아에서 미리 봐두었다. 가로 180cm × 세로 200cm로 호텔급 사이즈 침대로 골랐다. 매트리스 받침대를 올리면 수납공간도 있어, 이불이나 겨울 옷을 보관하기 딱 좋았다. 그렇게 우리는 침대 프레임은 이케아에서, 매트리스는 마석 가구단지에서 고르고 주문을 했다. 

 

여기까지 아무 문제 없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케아에서 침대 프레임을 고르고 주문을 하는데, 직원이 하는 말이 조립 서비스가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강아지 소리인가? 둘 다 황당하며 있는데, 배송은 되는데 조립은 안 해준다는 것이다. 아니 그러면 침대를 팔면서 조립을 안 해주면 어떡하냐고 묻자, 이케아의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매트리스를 고르고 골라 이제 침대 프레임만 주문하면 끝인데, 우리는 큰 난관에 봉착했다. 직원 말로는 지역에 따라 조립이 가능한 곳이 있고, 아닌 곳이 있다고 했다. 게다가 조립비용은 무려 15만원이었다. 난 황급히 내가 사는 지역에서 이케아 침대 조립이 대행이 가능한 업체를 찾았다. 

 

 

다행히 3군데 정도 찾을 수 있었고, 그중 한곳과 연결되었는데 역시나 조립비용은 15만 원이라고 했다. 뭐 어차피 그 가격이 그 가격이니 그러려니 하고 예약을 잡으려는데, 와이프가 날 붙잡았다. 그러고 하는 말이 매트리스 사장님께 부탁하면 어떠냐는 것이다. 

 

아니 매트리스는 조립도 필요없고 배송만 해주시는 건데 그게 돼?라고 했지만 밑져야 본전이니 전화나 한번 해보기로 했다. 매트리스 구입할 때 너무나도 친절하던 사장님이시라 다른 방법이라도 제시해줄 것 같은 기대도 들었다. 사장님께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배송기사님께 조립을 부탁드리겠다며 걱정 말라고 하셨다. 

 

배송기사님이 이케아 침대 조립을 하실 수 있냐고 묻자, 침대 조립만 30년 넘게 하신 분이니 어렵지 않을거라고 나를 안심시키셨다. 게다가 조립비용으로 2만 원만 받겠다고 하시니,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10만 원이나 비용을 아껴서 침대 프레임과 매트리스를 주문할 수 있었다.

 

이케아 침대 프레임이 먼저 도착했고, 다음날 매트리스가 배송되었다. 기사님은 이리저리 보시더니 뚝딱뚝딱 나사를 조이고 프레임을 짜 맞추어 30분만에 침대를 조립해주셨다. 옆에서 보조를 해드렸는데, 생각보다 조립이 너무 간단했다. 이케아 여직원이 자신도 시간이 날 때 침대 조립을 연습한다고 했는데, 과연 그리 어렵지 않았다. 괜히 겁먹었다는 후회가 들기도 했다. 

 

아무튼 우리는 새 침대를 얻었다. 기존에 낡고 작았던 침대를 벗어나 호텔급 침대에 누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매일 침대에서 떨어질까, 불편하게 몸을 구기며 자던 생활에서 벗어나 이리저리 뒹굴뒹굴 거려도 좋을 정도로 넓은 침대와 고급(?) 매트리스까지 겸비하니 잠도 솔솔 잘 온다. 

 

정리하면 이케아 침대는 배송은 대부분 지역이 다 되는데, 조립 서비스는 않되는 곳이 많다. 그러니 이케아 침대를 주문하려면 조립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을 꼭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군대에서 웬만한 작업을 겪어본 남자라면 설명서만 보고 어렵지 않게 조립이 가능하다. 나는 처음이라 괜히 겁먹고 조립 서비스를 맡겼지만, 생각보다 너무 간단하고 쉬웠다. 

 

매트리스는 고르고 골라 너무 무르지도, 너무 딱딱하지도 않은 놈을 택했다. 누웠을 때 부어 있는 허리 공간과 다리사이를 매트리스가 받쳐주어 너무 편하다. 스프링도 좋은걸 골라 와이프가 자다가 뒤척이거나 움직여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역시 비싼 게 비싼 값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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