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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경 없는 국가대표

 

김연경은 2020 도쿄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를 은퇴했다. 김연경뿐만 아니라 양효진과 김수지도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줘 전력 공백이 크다. 김연경 192cm, 양효진 190cm,  김수지 188cm로 장신 선수가 3명이나 빠져 이를 대체할 선수가 시급한 상황이다. 

 

2022 VNL을 맞이해 세자르 감독은 신인 선수들을 시험무대에 올렸다. 박혜민, 최정민, 박혜진, 정호영 등 나이어린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반면에 이소영 등은 2022 VNL에 함께 하지 못하는 등 기존 국가대표 구성과는 전혀 다르게 꾸려졌다. 

 

김연경이 없는 국가대표는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일단 팀을 견고하게 이끌 리더가 부재하고, 에이스 역할을 해줄 선수도 필요하다. 또 위기의 순간에 클러치 능력을 발휘해 팀을 승리로 이끌어줄 선수도 업다. 이 모든 역할을 김연경이 했었는데 이제는 새로운 대체 자원을 찾아야 할 차례다.

 

라바리니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김연경을 두고 100년에 1번 나올까 말까한 선수라 평한 바 있다. 더불어 제2의 김연경이 나오기를 기대하지 말고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라 조언했다. 2020 도쿄 올림픽 4강을 이루어낸 라바리니 감독의 말이라 더욱 무게감이 있다. 

 

라바라니 감독의 조언처럼 제2의 김연경을 찾는건 무리다. 팀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려면 선수들 면면의 기량이 향상되어야 한다. 장신 선수를 발탁해 높이로만 승부하던 시대도 지났다. 브라질을 비롯해 일본, 태국 등은 신장은 그리 크지 않지만 기술과 파워로 세계 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 키가 작은 일본과 태국

 

일본과 태국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과감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장신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에이스인 코가 사리나(일본 180cm), 아차라폰 콩욧(태국 180cm) 모두 크지 않은 키다. 파올라 에고누(이탈리아 193cm), 보스코비치(세르비아 193cm), 주팅(중국 198cm) 등 세계적인 윙스파이커들이 장신인 것과 대조된다. 

 

비교적 단신의 윙스파이커인 코가 사리나와 아차라폰 콩욧은 혼자서 모든걸 책임지지 않는다. 팀의 에이스임은 분명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득점을 내며 경기를 운영한다. 쉽게 말하면 김연경과 같은 에이스에게 기대기보다 팀원 전체가 함께 득점을 내는 구조다.

 

따라서 한국 선수들의 신장이 작다고 불평할 수 만도 없다. 일예로 일본의 이시카와 마유는 173cm밖에 안되지만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 엄청난 득점력을 선보였다. 키가 작다고 배구를 못한다는 건 이제 옛말이다. 

 

김연경의 뒤를 이어 주득점원으로 활약할 선수는 박정아(187cm)와 김희진(185cm)이다. 두 선수 모두 국제대회 경험이 많고 V리그에서도 손 꼽히는 선수들이라 믿음이 간다. 또 부상으로 빠졌던 강소휘(180cm)가 돌아와 레프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 스피드 배구와 미친 수비

 

일본과 태국은 신장은 작은 대신 스피드 배구를 추구한다. 상대팀보다 반박자 먼저 움직여 공격을 하고 블로킹 타이밍을 노린다. 신장이 작아 블로킹에서 큰 재미를 보진 못하지만 끈끈한 수비력으로 무너지지 않는 플레이를 펼친다.

 

특히 리시브 효율과 효과적인 디그는 일본과 태국의 핵심 전술이다. 탄탄한 리시브 라인을 갖추고 있으면 제 아무리 강력한 공격도 반격해 낼 수 있다. 또 몸을 날리는 디그로 코트에 공만 안 떨어지게 만들면 언제든지 기회를 다시 만들 수 있다.

 

그러려면 레프트 1, 레프트 2의 리시브 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현재 V리그에서 최고의 레프트를 꼽으라면 단연 이소영이다. 이소영은 공격, 수비 모든 면에서 빼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는 제 기량을 발휘 못하는 걸로도 유명하다. 

 

그러기에 강소휘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강소휘는 강력한 파워를 바탕으로 공격을 펼친다. 또 리시브 능력이 급격히 상승해 GS칼텍스는 물론 대표팀에서도 강력한 리시브 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이를 뒷받침해 줄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박정아는 공격력은 좋지만 리시브는 평균 이하인 선수다. 박정아보다 리시브 능력이 좋은 선수는 많지만, 공격력이 떨어진다. 또 신장도 작아 박정아만큼의 블로킹 능력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번 2022 VNL에 새로운 윙스파이커 선수들이 발탁된 것이다. 

 

세터 역시 신예 선수들의 성장이 꼭 필요하다. 세터는 코트 위의 사령관이라 불린다. 경기를 조율하고 공격수에게 공을 올려준다. 세터의 움직임 만으로 블로커를 따돌릴 수 있고, 빠른 토스로 상대의 움직임을 봉쇄할 수 있다. 현재 염혜선이 주전으로 뛰고 있고 안혜진이 백업을 맡고 있다. 

 

국가대표를 은퇴한 태국의 눗사라 톰콤은 월드 클래스 세터로 이름을 날렸다. 일본의 모미 아키는 어린 나이지만 2021 VNL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우리도 일본과 태국의 세터처럼 월드 클래스 선수를 키워야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 인내가 필요하다

 

2022 VNL에서 한국 대표팀은 패전을 거듭하고 있다. 공격과 수비 어느것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 지난 10년간 한 번도 진적이 없던 캐나다마저 승리하지 못했다. 선수들의 기량도 문제지만 김연경으로 모아졌던 구심점이 사라진 게 더 크다. 

 

김연경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믿고 공을 올려주던 세터들은 난감하기만 하다. 이제 누구를 믿고 공을 올려줄지 갈팡질팡하며 경기를 운영한다. 어린 선수들은 경험이 없어 실수를 남발하고, 장신 선수들에게 주눅이 들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일본과 태국의 세대교체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신장은 작아졌지만 국제무대에서 성적은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키빨로 배구하는 국가를 상대로 토털 배구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은 예외다. 미국은 키도 큰데 힘도 좋고 선수들의 테크닉도 월드 클래스 일색이다. 

 

한국이 미국만큼 잘하길 기대할 수 없다. 우리가 목표로 해야할건 일본과 태국이다. 두 팀이 어떻게 세대교체를 감행했는지, 단신의 선수들로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면면이 파악하고 배워야 한다. 또 2023 파리 올림픽에 큰 기대를 걸기보다 더 먼 곳을 바라봐야 한다.

 

냉정하게 말해 현재의 전력으로 2023 파리 올림픽에 진출하는 것 도 벅차다. 2012 런던 올림픽 4강, 2020 도쿄 올림픽 4강 진출 모두 김연경의 역할이 컸다. 이제는 김연경이 없는걸 인정하고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여자배구의 암흑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 암흑기가 지나면 다시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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