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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요즘 많은 사람들이 국제결혼을 한다. 나도 그중에 하나다. 국제결혼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점점 그 숫자가 늘어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예전에는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보기 힘들었지만, 요즘은 어디를 가도 쉽게 외국인을 만날 수 있다. 그만큼 한국도 글로벌 사회가 된 것이다.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다양한 사정이 있겠지만, 아마 대다수는 국제결혼을 통한 이민이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그래서 각 시군별로 다문화센터를 두고, 외국인 배우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결혼하는 사람 중 국제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예전에는 장가 못간 노총각들이 주로 국제결혼을 했다. 외국인 배우자를 소개해주는 업체를 통해,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짧은 소개팅을 가진 후 1주일 안에 결혼을 하고 돌아오는 코스가 인기였다. 요즘도 많은 사람들이 이 코스로 결혼을 한다. 하지만 예전에는 주로 농촌 총각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면, 요즘은 도시와 시골 가릴 것 없이 많은 남자들이 국제결혼을 한다.

 

이제는 나이든 노총각뿐만 아니라, 젊은 층도 업체를 통한 국제결혼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대부분 남자다. 뭐 업체를 통해 결혼 하는 이유야 제각각이겠지만, 간단히 정리하면 이것저것 재지 않고 젊은 여자와 결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그래서 30대 초반의 평범한 직장인도 국제결혼 시장에 뛰어들어, 나이 든 노총각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 결혼이 필수는 아니지만, 결혼을 하려면 꽤나 많은 비용이 요구된다. 더불어 예비 배우자와 맞춰가야 할 것도 참 많다. 하지만 국제결혼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그래서 한국의 허례허식이 가득한 결혼을 피해 국제결혼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연애결혼으로 외국인 여자와 결혼했다. 사실 국제결혼이 증가하는 요인 중 연애결혼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글에서 외국인과 사귀고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쓴 적이 있는데, 그만큼 외국인 이성친구를 만나는 게 쉬워졌다. 서로 간의 거리 차이는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외국인 이성친구와 만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럼 국제결혼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장점

국제결혼의 장점 첫번째, 아름다운 신부(잘생긴 남편)를 만날 수 있다. 뭔 소린가? 하겠지만 사실이다. 아마 당신은 한국에선 별로 잘생기지(예쁘지) 않은 편일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보기에 당신은 잘생겨 보일 수 있다. 왜냐하면 미(美)에 대한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에선 그저 그런 당신이 미남(미녀)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당연하겠지만) 내 와이프는 내가 잘생겼다고 말한다. 하지만 난 인생을 살면서 잘생겼다는 소리를 들은 횟수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또 나의 살찐 몸뚱아리를 듬직하다고 말해주는 와이프다. 한국에서는 완전 뚱뚱하거나, 삐쩍 마르면 비호감으로 보일 수 도 있지만, 어떤 외국인이 보기에 당신은 잘생기고 듬직한 남자로 보일 수 도 있다. 

 

두 번째, 어린 여자(남자)와 결혼할 수 있다. 시대가 변해도 남자의 로망은 예쁘고 어린 여자다. 요즘 여자들도 연하의 남자를 찾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유럽권 사람들이 보기에 한국 사람들은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 그리고 나이 차이에 대해서 크게 따지지 않기 때문에, 당신의 나이가 많더라도 어린 신붓감(남편)을 얻을 수 있다.

 

나도 와이프와 10살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와이프는 연애때부터 내 나이를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결혼을 약속하고 와이프 부모님께 인사를 드릴 때도 내 나이에 대해서 전혀 걱정하지 않으셨다. 실제 나는 장모님과 10살 차이가 난다. 한국에서 10살 차이면 극복하기 힘든 나이 차이지만, 상대가 외국인이라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세번째, 외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다. 난 중학교 이후 영어를 손에서 놓았다. 그리고 살면서 토익을 비롯해 그 어떤 영어 능력 시험을 본 적이 없다. 그만큼 영어와는 담쌓고 산 세월이 길다. 하지만 와이프를 만나 연애를 시작했고, 소통을 위해 영어를 쓰기 시작했다. 

 

난 특별히 학원을 다니거나 공부를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와이프의 마음을 얻으려 말도 안되지만 계속 영어로 말하기를 반복했다. 그래서 지금은 문법은 엉망일지 몰라도, 영어로 대화하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다. 중고등학교를 비롯해 대학교까지 영어를 10년 공부해도 말 한마디 하기 어려운 사람이 많다. 하지만 외국인과 결혼하면 영어를 비롯해 상대의 언어를 배우기 훨씬 수월하다.

 

네 번째, 외국인 배우자 가족에 대한 신경을 덜 써도 된다. 사실 이건 어느 나라 사람과 결혼하느냐에 따라 다르고 혹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예를 들어 동남아권 외국인 배우자를 만났다면, 배우자 가족들에게 물질적으로 이것저것 해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미국이나 유럽권 배우자를 만나면 배우자 가족에게 신경을 덜 써도 된다.

 

 

나도 와이프가 유럽사람이라, 와이프 가족과 자주 만날 수 도 없을뿐더러 물질적으로 해드리는 것도 거의 없다. 이건 와이프도 마찬가지다. 와이프도 나의 가족에게 한국 여자처럼 자주 전화하거나 하지 않는다. 양가 부모님 모두 서로 다른 문화를 가졌다는 걸 인정하신다. 그래서 서로 간섭이 덜하다. 사실 이건 나의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고, 아마 어려운 상황(?)에 처한 커플도 많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이건 외국인과 결혼했다면 당연히 겪는 일이다. 언어, 음식, 종교, 명절, 패션, 습관 등 많은 부분이 서로 다르다. 그래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예를들어 한국인이라면 밥, 국, 김치가 일반적인 식단일 것이다. 

 

내 경우 와이프를 만나고 반찬 가짓수가 줄었다. 접시 하나에 음식을 담아 먹고 있으며, 예전에는 즐겨 먹지 않았던 파스타를 자주 해먹는다. 또 와이프의 부모님을 장모님, 장인어른이 아닌 이름으로 부른다. 그래서 와이프 부모님을 만나 격식을 차리기보다는 친구처럼 볼링도 치고 맥주도 한잔하는 등 일반적인 한국 생활과는 차이가 있다.  

단점

국제결혼의 단점 첫번째, 소통이 어렵다. 외국인 배우자와 결혼했다면 당신은 한국어 또는 배우자의 모국어 혹은 영어를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언어가 되었던 분명 소통의 어려움이 생긴다. 외국어를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니기 때문에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전달이 안될 때가 많다.

 

그래서 가끔은 서로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간단한 소통이야 어렵지 않겠지만, 결혼해서 생활하면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서로 의논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하지만 당신이 영어에 능숙하지 않다면 이런 부분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 록 나아지겠지만 초반에는 소통의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두 번째,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다. 외국인 배우자와 결혼해 어느 나라에 정착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어찌 되었건 가끔씩 모국에 돌아가 가족을 만나야 한다. 가령 한국에 산다면 당신의 외국인 배우자는 가끔씩 가족을 만나러 모국으로 돌아갈 것이다.

 

상대적으로 가까운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라면 접근성이 쉽겠지만 미국이나 유럽이라면 한번 다녀오려면 큰 맘먹고 떠나야 한다. 내 와이프도 1년에 1~2번씩 모국에 다녀오는데, 한번 가면 보통 1달에서 2달 정도 머물다 온다. 긴 시간 서로 떨어져 있어야 하기에 그립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유시간(?)을 얻을 수 있어 나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세 번째, 사람들의 시선에 자유로울 수 없다. 당신이 한국인과 비슷한 아시아권 사람과 결혼했다면 그나마 나을 것이다. 하지만 외모가 전혀 다른 외국인과 결혼했다면, 어딜 가나 사람들의 시선을 감수해야 한다. 서로 다른 생김새의 남녀가 같이 다니면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때로는 곱지 못한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나도 와이프와 지하철을 타거나 쇼핑몰에 가면 항상 많은 사람들이 뚫어져라 쳐다본다. 다행히 아직까지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했지만, 어떤 국제커플은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또 아이가 태어나면 다른 생김새 때문에 차별을 당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네 번째, 외국인 배우자의 정착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이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일반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요구된다. 외국인 배우자가 한국어를 배우려 어학당 혹은 다문화센터를 다녀야 하기에, 공부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모된다.

 

따라서 외국인 배우자를 얻었다면, 결혼해서 바로 맞벌이를 기대하기 힘들다. 일자리를 찾는다 해도 일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고, 외국인 배우자가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결혼 초반에는 당신이 혼자 가정을 이끌어가야 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문화의 차이로 인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이건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고 감수해야 한다. 서로 겪어온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다르다. 그래서 생각도 다르고, 이걸 표현하는 방법도 차이가 있다. 그래서 때로는 상대가 당신에게 나쁜 의도를 가지고 말 혹은 행동을 했다고 오해할 수 있다.

 

나의 경우 매운 음식을 자주 못 먹는다. 왜냐하면 매운 음식을 조리하거나, 식당에서 주문하면 와이프가 그 냄새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못 먹는 게 서러웠지만 지금은 그냥 포기하고 산다. TV를 보니 무슬림 여성과 결혼한 한국인 남자가 평생 돼지고기와 술을 포기해야 한다는 슬픈 사연이 소개될 정도로, 문화 차이는 극복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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