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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라 모험에 가깝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기 전 안전 문제로 고민한다. 가끔씩 안전하지 않은 나라에 가서 납치되거나,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보도되어 우리의 우려를 더 심각하게 만든다.

 

러시아도 안전과 치안에 관한 인터넷 검색량이 높은 여행지다. 러시아 하면 불곰 형님들이 보드카를 마시며 험한 소리를 하거나, 길거리에서 두드려 맞을 것 같은 이미지가 있다. 실제로 예전에는 한국인을 상대로 한 폭행사건이나 절도 등이 횡횡했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토크처럼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 여행자가 많고, 관광산업이 잘 발달되어 있는 곳은 치안문제가 덜하다. 왜냐하면 블라디보스토크 사람들이 관광 수입으로 먹고 살기 때문에 외국인은 잘 건드리지 않는다. 사실 이건 러시아뿐만 아니라 관광지로 유명한 도시를 가면 다 마찬가지다.

 

그럼 모스크바는 어떨까? 나도 처음 모스크바를 여행하기전 치안문제로 걱정이 많았다. 혹시 걷다가 누가 때리는 건 아닐지, 중국인으로 오해받고 바가지를 씌우면 어쩌지 하는 등 온갖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하고 관련 카페에 질문을 하기도 했는데, 결론은 안전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모스크바를 2번 다녀왔다. 첫번째 여행은 2주일, 두 번째 여행은 약 1주일 간 머물렀는데 그동안 안전문제로 곤란을 겪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다만 길거리나 쇼핑몰에서 나를 보고 "니하오"라며 친절하게 인사해주는 러시아인들은 꽤 많았다... 이외에는 아무도 나에게 시비를 거는 사람이 없었다.

 

사실 모스크바는 엄청난 대도시다. 우리로치면 서울이다. 그래서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또 다양한 인종들이 살고 있는 도시기도 하다. 우리와 비슷한 외모를 하고 있는 러시아인도 많다. 그래서 딱히 나를 쳐다보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다만 친절은 기대하기 힘들다. 러시아 사람들은 우리가 느끼기에 친절하지 않다. 이건 불친절한 것과는 좀 느낌이 다른데, 불친절한 것은 나에게 악의를 갖고 덤비는 경우라면, 친절하지 않은 건 그냥 무뚝뚝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러시아인들은 잘 웃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느끼기에 더 차가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아무튼 모스크바에서 치안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늦은 시간에 돌아다녀도 딱히 위험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어둑어둑하고 외진 곳은 가면 안된다. 이건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괜히 갔다가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안전문제를 겪지 않으려면 어둑한 곳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또 모스크바는 보안과 검색이 정말 철저하다. 가령 쇼핑몰에 들어가려면 센서가 달린 게이트를 통과해야 하고, 짐 검사를 한다. 때에 따라서는 몸 수색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발레를 보러 갔을 때 그랬다. 사람들을 줄지어 세워놓고 한 명 한 명 짐 검사와 몸수색을 했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모스크바에서는 일상이라고 한다. 최근들어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테러와 같은 안전문제가 대두되고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사실 처음 겪었을 때는 너무 불편했다. 쇼핑몰에 들어가서도 각 매장마다 보안요원들이 배치되어 우리를 감시했다.

 

모스크바 신시가지에 위치한 높은 빌딩을 방문한적이 있는데, 이게 하이라이트다. 이 건물에 위치한 카페를 가려했는데, 가기 전에 전화로 예약을 해야 했다. 그리고 시간에 맞추어 가면 빌다 1층에서 보안요원들이 짐 검사와 여권을 확인한다. 그리고 카페에 전화를 하면 직원이 내려와 우리를 안내한다.

 

뭐 이렇게까지 하나 싶지만 안전을 위한 일이니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사실 곳곳에 경찰 및 보안요원이 배치되어 있는 광경은 러시아 뿐만이 아니었다. 내가 방문했던 조지아와 아르메니아에서도 공원이나 쇼핑몰에 보안요원들이 쫙 깔려 있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가 참 안전한 나라긴 한가보다.

 

결론적으로 러시아 모스크바는 안전했고, 치안도 괜찮았다. 다만 보안검색이 너무 철저해 불편하긴 했지만, 안전을 위한 일이고, 러시아의 법이니 따를 수밖에 없다. 오히려 철저한 보안검색으로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으니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러니 모스크바를 여행할 때 딱히 치안문제로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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