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 위치한 <화로상회>는 숯불구이 무한리필 고깃집이다. 요새 삼겹살 1인분에 12000~15000원 정도 하는데, 이곳은 성인 1인 기준 13,700원이면 무한으로 고기를 먹을 수 있다. 그렇다고 대패 삼겹살을 주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얼려진 냉동 고기도 아니다. 그럼에도 삼겹살 1인분 가격으로 화로구이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위치도 너무 좋다. 남춘천역에서 내려 걸어서 5분도 안걸린다. 남춘천역 주변은 원래 으스스한 골목길이 많았는데 최근 고깃집을 비롯해 바, 닭갈비 등 여러 음식점이 생기면서 직장인은 물론 대학생들이 자주 찾는 거리가 되었다. 춘천에는 지하철 역이 두 군데 있다.
바로 춘천역과 남춘천역인데 사실 춘천역 근처는 아무것도 없다. 강변이 가깝고 나가면 너른 공터가 있을 뿐이다. 남춘천역도 원래는 그저그런 골목이었는데 최근 들어 음식점들이 들어서면서 활기가 넘치고 있다. 춘천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는 닭갈비 골목이 위치한 명동이지만 역과 먼 단점이 있다.
그래서 남춘천역에 위치한 화로상회는 언제나 사람들로 넘친다. 싼 가격 덕분에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은 물론 직장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배부르게 먹기 위해 이곳을 들른다. 나 역시 단골인데 요즘 즐비한 여느 무한리필 집과는 수준이 다를 정도의 퀄리티를 내는 곳이다.
먼저 화로상회는 고기 종류가 다양하다. 삼겹살을 주문하면 성인 남자 팔뚝 굵기만 한 고기를 내준다. 살짝 얼려있던감이 있지만 무한리필이니 넘어가자. 고기도 도톰하고 칼집도 잘 나있어 숯불에 구우면 뻑뻑하지도 않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더불어 껍데기, 곱창은 물론 갈비까지 있으니 종류별로 시켜먹기 좋다.
남춘천역 화로상회의 고기질은 보통 이상이다. 당연히 15000원짜리 삼겹살에 비해 맛이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맛은 있지만 그렇다고 일반 삼겹살집보다 고기가 좋다고는 못하겠다. 다만 그럼에도 화로 상회에 손님들이 넘치는 이유는 무한리필의 정신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한리필이 왜 무한리필인가? 많이 먹기 위해서다. 그런데 고기는 많이 먹으면 질린다. 특히 소금이나 쌈장에 찍어 먹으면 배불러서 못먹는거 보다 질려서 그만 먹고 싶어 진다. 화로상회에는 다양한 소스가 있지만 달콤소스와 매콤소스가 별미다. 특히 달콤소스는 달달하면서 깊은 맛으로 고기의 맛은 더해주면서, 고기 맛이 질리지 않게 해 준다.
여기에 소주와 맥주를 적절히 곁들여 주면 아무리 위가 작은 사람이라도 많이 먹을 수 있다. 사이드 메뉴도 비싸지 않아 된장찌개에 소주 한잔 걸치고, 물냉면으로 마무리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식사가 된다. 2명이 가서 소주 한 병, 맥주 한병, 된장찌개, 물냉면을 먹어도 5만 원이 나오지 않는다.
화로상회는 시간제한이 있다. 손님들로 붐비는 시간은 2시간이지만, 사람이 없을 때는 사장님이 재량껏 시간을 늘려 주시니 눈치 보지 않고 먹을 수 있다. 김치, 상추, 양파, 단무지, 마늘, 공깃밥도 무한으로 제공되니 먹고 싶은 만큼 덜어다 먹을 수 있다.
물론 화로상회의 고기 맛이 엄청나게 좋은 건 아니다. 일반적인 삼겹살에 비해 약간 떨어지지만, 이를 무시해도 좋을만한 가격과 보통 수준의 고기 맛을 내는 곳이다. 남춘천역에서 가까워 춘천에 놀러 왔거나, 주변에 들를 일이 있다면 거하게 한잔하고 지하철 타고 돌아가기 편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일단 화장실이 그리 깨끗하지 못하다. 청소를 하긴 하는 것 같은데 원래부터 더러운지 냄새가 살짝 난다. 또 테이블에 호출벨이 없다. 그래서 손님이 많아 북적이면 고기를 주문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테이블이 그리 넓지 않아 2명 이상 앉으면 접시를 놓기 살짝 비좁다.
그럼에도 남춘천역에 위치한 화로상회는 가성비가 좋다. 싸고, 보통 수준의 고기 맛을 낸다. 또 메뉴가 다양하여 골라먹는 재미도 있다. 교통이 편리해서 술 한잔하고 지하철 타기도 좋다. 여러모로 춘천에 왔다면 한 번쯤 들렸다가 갈만하다. 고기를 먹고 문을 나서면 <한신포차> <구스범스>가 5초 거리에 위치해 2차 가기도 좋고, 근처에 카페도 많으니 커피 한잔 하기도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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