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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역사를 배울 때 가장 먼저 구석기시대에 대해서 배운다. 구석기시대는 수백만 년 전에 시작했고, 돌을 이용한 도구를 사용한 시대라고 공부했다. 구석기시대의 대표적인 유물인 석기는 초반에는 큰 돌을 다듬어 사용하다가 후반으로 가면서 점점 작고 날카로운 돌로 가공해 사용했다고 교과서에 나와 있다.

 

그럼 구석기시대 석기는 어떻게 판별할까?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구석기시대 유적이라고 공부했던 곳은 아무런 유구(집터, 무덤, 건물지 등등)가 남아 있지 않다. 그나마 동굴에서 구석기시대 유물이나 인골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지만 극히 일부다. 

 

아니, 구석기시대는 집터도 없고 무덤도 없는데 고고학자들은 어디서 석기를 찾아낸 걸까? 또 그 석기가 진짜 구석기시대 유물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렇게 하나둘씩 따지고 보면 의심 가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가짜 석기를 만들어 구석기시대 역사를 조작한 사건도 있었다고 하니 의혹(?)은 더해간다.

 

위 사진을 보자. 어느것이 구석기시대 석기고, 어느 것이 일반 돌일까? 모두 모양은 그럴싸하다. 가장 왼쪽의 사진은 교과서에서 배웠던 주먹도끼인 것 같고, 가장 오른쪽은 왠지 화살촉과 비슷하다. 가운데 사진도 길쭉하고 날이 있는 게 구석기시대 석기처럼 보인다. 

 

 

정답은 왼쪽 사진은 구석기시대 주먹도끼다. 반면 가운데와 오른쪽 사진의 돌은 구석기시대 석기가 아닌 일반돌이다. 모양은 그럴 듯 하지만 구석기시대 석기와 일반 돌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고고학자들은 이 차이를 간파해 석기를 찾아내는 것이다. 

 

구석기시대 석기가 되려면 몇가지 조건이 있다. 첫 번째 토양 쐐기층 또는 고 토양층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발견되면 구석기시대 석기일 가능성이 있다. 구석기시대는 수백만 년 동안 진행되었는데, 추운 빙하기와 따뜻한 간빙기가 반복되었다. 현재의 따듯한 기후도 간빙기를 지나고 있는 것이라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무튼 추운 빙하기에는 토양으로 스며든 물이 꽝꽝 얼게 된다. 그러다 간빙기가 되면 다시 녹고 또 빙하기가 찾아오면서 얼고 녹고를 반복하게 된다. 그래서 왼쪽 사진처럼 허여 멀건한 토양들이 생기게 되는데, 이걸 토양 쐐기층 또는 고 토양층이라 부른다. 

 

바로 이 토양 쐐기층에서 석기 비스무리한게 발견된다면 구석기시대 유물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 왜냐하면 그만큼 오래전 형성되었던 토층에서 발견되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물론 이 토층에서 발견된 모든 돌이 석기는 아니다. 석기가 되려면 또 하나의 관문을 더 넘어야 한다. 

 

그건 바로 석기 제작흔적이 남아 있어야 한다. 일반 돌(자연석)은 비가 오고 산사태가 나고 지진이 나면서 여기저기 옮겨 다니게 된다. 그러면서 때로는 깨지고 마모되면서 여러 가지 돌의 형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돌은 신기하게도 구석기시대 석기처럼 생겼다. 

 

 

하지만 이렇게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돌은 인위적인 제작흔적이 없다. 쉽게 말하면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들고 사용한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구석기시대 석기와 비슷하게 생겼어도, 석기라고 볼 수 없다. 그럼 석기 제작 흔적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어려운 말로는 박리흔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돌을 떼어내거나 가공한 흔적을 말한다. 돌과 돌을 부딪히면 원형의 박리흔이 생기고, 힘이 가해진 곳에서 멀어질수록 흔적이 옅어진다. 이와 같은 제작 흔적이 석기의 곳곳에 남아 있다면 구석기시대 유물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리하면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살았던 토양쐐기층(고토양층)에서 발견되고, 인위적인 제작 흔적이 남아 있으면 석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위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인위적인 제작 흔적은 있지만 여러 자연현상에 의해 현재의 지표에서 발견되는 석기도 있다.

 

또 아무런 흔적이 없더라도 형태나 정황에 따라 구석기시대 석기로 판정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구석기시대 석기를 판별하는건 전문가의 영역에 속한다. 같은 고고학자라도 구석기시대 석기를 전공하는 건 다른 전공과 다른 노선으로 연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고고학자라도 구석기시대 전공이 아니면 석기를 판별하기 어렵다. 그래서 구석기 유적 발굴은 구석기 전공자가 맡는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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