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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선정

직장인들이 가장 기피하는 1순위는 바로 회식이다. 특히나 신입사원에게 회식은 정말 곤욕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고기와 술을 즐기는 상사들과는 달리 신입사원은 업무보다 더 힘든 일의 연장일 뿐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회식을 기피하려 이 핑계 저 핑계 대 보지만 이것도 한두 번이지 잦은 회식 불참은 상사들의 눈밖에 나기 딱 좋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이 있지만 그래도 피하고 싶은게 회식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가장 효과적으로 회식을 보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첫 번째로 자리선정이 정말 중요하다. 회식 인원에 따라 다르겠지만 예를 들어 30명이라고 치자. 그러면 고깃집 테이블 기준으로 테이블 하나당 4명으로 계산하면 총 7 테이블 정도가 나온다. 

 

테이블 1   테이블 2   테이블 3    
       
                   
테이블 4   테이블 5   테이블 6   테이블 7
     

 

대략 위와같은 구조로 테이블 배치를 가정하면, 사장님을 비롯한 고위직들은 가운데에 위치한 테이블 2와 5에 앉을 것이다. 또 자기들끼리 머리 쓴답시고 테이블마다 1명씩 고위직들을 미리 배치할 가능성도 있다. 아무튼 우리의 목표는 가운데 테이블에서 가장 멀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이 위치해야 할 테이블은 7번이다. 물론 눈치빠르고 노련한 선배들이 이미 7번 테이블을 미리 선점했을 가능성이 크다. 회식 짬밥이 장난 아닌 선배들은 이미 위치 선정부터 좌석배치까지 한눈에 파악하고 있다. 만약 7번 테이블에 착석하지 못했다면 1, 4, 3, 6번 테이블 끝자리에 앉자. 최대한 가운데 테이블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신입사원이고 회식 분위기를 잘 살린다면, 고위직들이 알아서 가운데 테이블로 부를 것이다. 그러니 신입사원 때 괜히 점수따겠다고 회식에서 나대지(?) 말자. 회사생활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니고, 안목을 길게 봐야 한다. 가늘고 길게 가는 게 장땡이다. 

 

 

아무튼 가운데 테이블로부터 최대한 멀어졌다면 첫번째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하지만 고위직들의 호출 찬스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굳이 호출을 하지 않더라도 같은 테이블 팀장들이 알아서 눈치를 준다. 그러면 쪼르르 달려가 술잔을 채워드려야 한다. 사실 이것까지는 피하기 힘들다. 

 

그래도 호출 찬스에서 덜 불려다니는 방법은 있다. 그건 바로 고기 굽는 역할을 전담하는 것이다. 너무 미친 듯이 잘 구우면 역시나 가운데 테이블로 소환될 수 있으니, 적당히 구우면서 최대한 말 수를 줄이자. 고기 굽는데 집중하는 척 말 수를 줄이고, 최대한 이동성을 줄여야 한다.  

고기굽기

회사 업무에서는 능력이 우수한 사람이 승진도 빠르고 높은 연봉을 받게 마련이다. 물론 회식자리에서 크게 어필하여 당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지만, 사실 이건 승진이나 연봉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회식은 될 수 있으면 참여해서 눈밖에 나지 않게 하되, 회식이 끝날 때까지 존재감 없이 조용히 있는 게 상책이다. 

 

남자라면 군대를 생각해보자. 군대에서 무언가 특출나게 잘하는 게 있으면 중대장의 관심을 받게 된다. 그리곤 딱히 주는 것도 없이 심심하면 불러내서 일을 시킨다. 일을 잘 한다고 해서 돈을 주는 것도 아니다. 물론 PX에서 이것저것 사주기는 하겠지만 딱 그 정도 수준의 이득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군 생활에서 나대지 말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줄을 설때도 중간에 서고, 잘하는 게 있어도 적당히 숨기라고 배웠다. 그래야 전역할 때까지 별 탈 없이(?) 무사하게 집에 돌아갈 수 있다. 회식이 딱 군대생활과 비슷하다. 회식이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조용히 먹고 마시다 집에 가는 게 제일이다. 

 

그러니 고기를 굽자. 회식자리에서 가만히 있으면 여기저기서 술을 따라주고, 말을 시킨다. 그리고 또 불려다니며 술을 몇 순배 돌려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렇게 한 두 바퀴 돌고 오면 알딸딸하게 금세 취해버리는 게 대부분이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면 노래방에서 탬버린을 치고 있는 당신을 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좋은 위치의 테이블을 선점했다면 이제 고기굽기를 자청하자. 그리고 노릇노릇하게 구워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분배해주자. 너무 빨리 구워 같은 테이블 사람들이 못 따라온다면, 옆 테이블로 토스하자. 절대로 고기 굽기를 멈추면 안 된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홍길동 사원 도 좀 먹으면서 해"라는 말을 들으면 아주 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회식 경험이 늘다보면, 나중에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될 것이다. 그리곤 환상의 호흡으로 움직이며 회식자리에서 최대한 튀지 않고 조용히 있다 집에 갈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해두지만 말 수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괜히 회식 분위기를 뛰우겠다고 나섰다가, 아~홍길동씨가 있어야 분위기가 사는구나~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 그러니 최대한 말없이 고기나 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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