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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공장 

나는 맥주광이다. 어느 나라를 여행하건 꼭 맥주를 즐긴다. 한국에서도 자주 맥주를 마시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맥주는 일본 맥주다.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못 마시고 있지만 언젠가 상황이 나아지면 일본에서 다시 생맥주를 즐기고픈게 아재의 마음이다. 

 

몇 해 전 일본 오카야마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아무런 계획 없이 찾아갔다 오카야마에 기린 맥주공장이 있다는 걸 알고 견학을 다녀왔다. 2명 이상이면 기린 맥주공장 홈페이지에서 신청이 가능하지만, 혼자일 경우 전화 예약만 가능하다. 일본어가 능숙하다면 모르지만, 전화로 예약을 하기가 쉽지 않다. 

 

나는 오카야마역에 위치한 관광 안내소를 찾아가 부탁했다.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간혹 있고, 없다고 해도 대충 손발짓이나 번역기로 물으면 된다. 친절한 직원이 기린 맥주공장 견학 예약을 잡아주었고, 난 공장이 위치한 만토미 역으로 향했다. 

 

만토미 역은 일본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올법한 자그마한 시골역이다. 역에 도착해 얼마 있다 나를 픽업해줄 맥주공장 차량이 도작했다. 나 혼자였고 픽업 서비스는 무료였다. 오카야마 기린 맥주공장은 픽업 서비스는 물론, 견학, 무료 시음 모든 게 다 공짜다. 

견학하기 전

오카야마 기린맥주공장은 만토미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픽업 차량을 타고 들어서면 안내 직원이 반겨준다. 견학은 일본어와 영어로 나누어져 있는데, 영어보다 일본어가 그나마 이해하기 쉬워 나는 일본어를 선택했다. 당시에는 한국어 서비스는 없었다. 

 

도착하면 위와 같은 방문자 카드를 준다. 그리고 견학 시간까지 대기하는데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샵과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여기저기 구경하기 좋다. 맥주잔을 사고 싶었지만 당시 캐리어가 아닌 배당을 들고 가 아쉽게 구매하지는 못 했다. 

 

 

직원들은 일본 특유의 친절함으로 반겨주니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간단한 일본어가 가능해 직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었고, 한국인이라고 하니 더 세심하게 챙겨주었다. 요즘 일본을 비롯한 해외에서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어 참 다행이다. 

알찬 공장 설명

견학은 친절한 직원의 안내로 시작된다. 맥주의 재료가 되는 보리의 수확에서부터 시작하여 가공, 처리, 제조, 판매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설명해준다. 난 일본어 듣기가 약해 50%밖에 알아듣지 못했지만, 목적이 무료 시음이라 크게 개의치 않고 따라다녔다. 

 

당시 무더운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일본인들이 맥주 공장을 찾아왔다. 외국인이라고는 나밖에 없었지만 역시나 누구하나 눈치를 주거나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직원이 내가 혼자인 것을 알고, 보충 설명을 해주고 사진을 찍어주어서 좋았다. 

 

기린맥주 하면 이치방 시보리라는 광고 카피가 생각난다. 이치방 시보리는 보리에서 한 번만 착즙을 낸 것을 말하는데, 공장에서 비교하며 시음할 수 있다. 역시나 2번 착즙 한 추출물과 1번 착즙 한 추출물은 맛의 깊이가 달랐다. 내가 일본 맥주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깊은 맛이기도 하다. 

 

또 VR을 이용해 맥주 생산의 전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VR기기를 쓰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면 맥주가 생산되는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영상과 더불어 소리도 들을 수 있어 마치 눈 앞에서 맥주가 생산되고 있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생맥주 3잔이 공짜

맥주공장 설명이 끝나고 기다리던 무료시음 순서가 찾아왔다. 내가 오카야마 기린 맥주공장을 찾은 이유가 바로 이 무료 시음 때문이다. 총 3잔의 맥주를 마실 수 있고, 간단한 안주도 준다. 맥주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으며, 원하는 맥주를 말하면 직원이 직접 컵에 예쁘게 담아준다. 

 

그동안 참 많은 맥주를 마셔왔지만, 공장에서 생산한지 얼마 안 된 맥주의 맛은 차원이 달랐다. 따끈따끈한(?) 신상 맥주로 그 깊이가, 일반 생맥주보다 훨씬 맛있었다. 직원들이 맥주 전문가라 그런지 맥주를 따르는 솜씨도 일품이었다. 맥주와 거품이 조화롭게 어울려 보기만 해도 좋았다. 

 

한참 맥주를 즐기고 있는데 직원이 테이블 앞에 서더니, 맥주 따르는 시연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누가 한번 해보겠냐해서 내가 나섰다. 그래서 맥주를 한잔 더 얻어 총 4잔의 맥주를 마시고 왔다. 무료 픽업, 무료견학에 무료 시음 4잔이면 혜자 중의 혜자다. 내가 오카야마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맥주공장이다. 

 

그렇게 견학이 끝나고 돌아갈 시간이 되자, 직원이 다가와 픽업차량을 섭외해 주었다. 그리고 불편한점은 없었는지 세심하게 살펴주셨다. 오기 전에는 혼자라 불편하지 않을까 눈치도 보고 했는데, 정말 잘 놀고 마시며 즐길 수 있었다. 일본 오카야마에 간다면 기린 맥주공장을 한번 꼭 찾아가 보자.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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