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실증 오류, 학력 논란 정리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가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편에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명칭, 프톨레마이오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성 등 여러 부분에서 오류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그 지적의 주인공은 영국에서 이집트학을 공부한 고고학자 곽민수였다. 

 

곽민수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사실 관계가 틀린부분이 많다며 본인이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그냥 보지 마시라며 강한 어조로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를 비판했다. 이에 제작진과 설민석은 사실 관계를 분명하게 확인하지 않아서 생긴 오류라며 잘못을 시인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사실 설민석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 중 학력은 설민석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분이다. 설민석은 단국대학교에서 연극영화학을 전공했고,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역사교육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바로 이 부분에서 설민석이 역사 전공자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거세다. 

 

대학교(학부)에서 역사학을 공부하지 않았고, 대학원도 역사교육, 즉 역사를 가르치기 위한 공부를 한 것이지 연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설민석을 역사 전공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많다. 반면 역사교육을 전공했다고 하더라도 같은 역사 관련 계통이니 전공자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설민석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기 전부터 역사 강사로 일을 시작했다. 이투스, 메가스터디, EBS 등에서 얼굴을 비추며 스타강사로 이름을 날렸다. 유명세 덕에 출연한 무한도전, 청춘불패, 김제동의 톡투유, 집사부일체 등 다수의 예능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설민석은 강사로서 "쉽고 재밌게" 가르치는데 탁월한 재능을 갖추고 있다. 대부분 무료하고 따분한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들과 달리 다양한 감성으로 강의를 하여 수강생들로 하여금 빠져들게 만드는 재주를 지니고 있다. 이런 재주 덕분에 방송에서 크게 어필하며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설민석이 감당해야 할 분야가 점점 늘어나면서 논란도 증폭되기 시작했다. 특히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해야 할 역사 분야는 단어 선택이나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설민석은 깊이가 얕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또 다수의 오류가 발견됨에 따라 혹자들의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점점 설득력을 높여가고 있다. 

 

또 하나의 논란은 설민석을 방송인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전문가로 볼 것인가이다. 혹자들은 설민석은 전공자라고 보기 어렵고 방송인에 가깝기 때문에 그에게 높은 수준의 잣대를 들이미는 건 불합리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연예인이 전문적인 역사 영역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그냥 넘어가는 것처럼 설민석 역시 그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엄연히 설민석은 강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사실 수능이나 시험을 위한 강의라면 설민석은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어려운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설명하는 건 정말 어렵다. 물론 대학교에서 연극영화학을 공부해 연출적인 부분을 잘하는 것도 있지만, 엄연히 학생들을 상대로 가르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현재 수능 강의는 그만두었더라도, 방송에서 시청자들을 상대로 역사를 강의하고 있다. 그러니 삼국지의 공손찬을 두고 "손찬 형님"이라고 기술한 것은 마땅히 비판을 받아야 한다. 역사는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부분에 중점을 둔 후 재미를 첨가할 수 있지만, 재미를 위해서 사실관계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

 

결과적으로 설민석은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역사적 사실관계를 왜곡했다. 이 부분은 설민석도 인정한 부분이며, 그에 대해서 제작진과 함께 사과를 했다. 물론 누구나 다 실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수가 반복되면 본인이 쌓아온 명성을 스스로 무너뜨리게 될 것이다.

 

전공자로서 대중에게 쉽고 재밌게 역사를 설명해주는 강사로 남을 것인가, 역사 지식이 풍부한 방송인으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본인 스스로 해야 한다.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평가가 갈리기 때문이다. 더불어 모든 부분은 설민석 혼자 판단하고 감내할 수 없으니, 자문단의 조언을 경청하는 자세도 꼭 필요하다.